군에서 일병일 때 신병이 들어왔습니다.
성이 저와 종씨였고 이름조차 오랜
친구와 한자까지 똑같았습니다. 반가워서
어디 출신인지 물었더니 비금도라 합니다.
부모님은 계신지 또 물으니 다 계시는데
서자라고 묻지도 않는 말을 합니다. 묻지도
않은 말,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여 화를
내듯 타이르며 다독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같은 때 서자가 어디 있으며
묻지도 않는 말을 왜 하느냐? 다시는
그런 말은 하지도 말고, 어디서든
묻지 않는 말에는 앞서 말하지 마라.
네가 알아서 뭐든 잘하면 그게 곧
양반이고 제일 좋은 거다.”
그 후로 후임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군대 생활도 참 잘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제가 좀 대견스럽습니다.^^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친구가
생각납니다. 친구들과 몇 년 전 비금도
그림산 등산을 갔었습니다. 혹시 물어볼
만한 사람을 만나면 소식을 물어보려 무지
벼렸는데, 노는 데 정신이 팔려서 까맣게
잊어버렸다가 돌아오니 생각납니다.

11월 초 친구들과 지리산 천왕봉 올랐다
대원사 쪽으로 하산 중 손님 전화 받고
한참 상담을 하여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최신 CDP인 에소테릭 K-01XD SE입니다.
손님께서 계약금을 주시겠다고 하여 10%만
보내 달라고 했더니 25%를 넣어주셨습니다.
아주 화끈하십니다. 얼굴을 본 적도 없고
거래했던 적도 없는데 믿고 거래해주셔서
아주 많이 감사드립니다.

손님은 압해도에 사십니다. 군대 후임이
살던 비금도와 같은 신안 앞바다 1004개
섬 중 하나로, 천사다리 연륙교로 연결되어
이제는 육지와 다름없습니다. 비금도와
착각하여 혹시라도 후임을 아실까 물으며
상담했었는데, 여러 얘기를 나누며 오히려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돌아와 수입원에 주문하니 재고가 없어
일본 본사에 주문하여 빠르면 11월 말,
늦으면 12월 초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또한, 필요하신 케이블과 서브 시스템의
앰프가 고장 나 마란츠 앰프까지 새로이
주문하셨습니다. 하나의 주문으로 연이어
여러 가지를 주문하셨습니다.

먼저 준비된 마란츠와 그에 따른 케이블을
택배로 보내드렸습니다. 잘 받으셨다고
사진까지 찍어 연락을 주셨습니다.
주문하신 여러 케이블도 준비되었고 늦을
것 같던 CDP도 일찍 도착하여 보내드릴
약속을 잡았습니다. 택배로 보내 달라고
하시는데, 무겁기도 하고 고가의 기기를
구입하시는데, 최소한 얼굴은 뵈어야겠기에
강부장을 보내 설치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라는
생각도 들었고 안전한 배송도 고려해야지요.
물건을 사고파는 것 또한 사람의 일이라
직접 뵙는 것 또한 좋은 소득이기도 하지요.
전날 차에 물건을 싣고 퇴근한 강부장은
다음날 바로 손님 댁으로 출발했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 신안의
명물 천사다리를 통해 도착했을 겁니다.

군생활 할 때 휴가가 15일인데 후임은
닷새 더 받고 다녀왔습니다. 섬이란 걸
고려해서요. 이제는 다리가 놓여 섬 아닌
섬입니다. 멋있습니다. 여행가 보세요.
성실한 강부장은 오전에 도착하여 설치를
끝내고 점심을 먹었답니다. 그러니 얼마나
일찍 출발했을까요? 점심은 사모님께서
차려주신 추어탕으로 맛있게 먹었답니다.
강부장을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
사모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설치한 사진을 찍어 보내왔습니다.
사용하시는 기기들은 대부분 최신의
유명 제품들입니다. 은퇴하시고 음악에
빠지셨나 봅니다. 음악은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취미입니다. 나이 들어서
다리에 힘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취미이자 친구입니다. 음악과 오디오로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오디오하기 정말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멀어도 다 하루 안에 배송할
수 있고 AS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예전의 앰프들도 거의 다 고칠 수 있고
스피커도 웬만하면 수리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요?

다음날 출근한 강부장이 선물을 한 보따리
내놓습니다. 직접 키우신 커다란 단호박과
대봉 한 상자, 매실 액기스를 보내셨습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서 바리바리 싸서
보낸 것처럼 푸근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서울 오면 들리시라 했더니 압해도로 놀러
오라고 하십니다. 기회 만들어보겠습니다.
놀러 갈 곳이 한 군데 더 생겼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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