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살던 동네에서는 근처 이발소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발을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허옇게 변해
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젊게 보이도록
변장(?)하려고 염색을 해왔습니다. 처음엔
집사람이 해줬는데, 집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이라 이발하면서 이발소에서 했습니다.
염색약을 바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모습이 너무도 가관이라 다시 집사람을
좀 귀찮게 했습니다. 그렇게 이발소에서
20년 가까이 이발을 했습니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살던 곳에서 새로운
동네로 이사하여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이발소를 찾아 머리를 깎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인데, 너무 이상하게
깎아서 다른 곳을 찾던 중 직장 근처에
50 근처의 남자원장이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이발하게 되었습니다.
20년 가까이 했던 이발소는 이발, 면도,
세면까지 하면 1만 원입니다. 면도사가
따로 있어서 대체로 면도사가 하지만
없을 땐 이발사 부인이 면도를 해주는데,
면도사가 아닌가 봅니다. 같은 곳을 두 번
연속 베였습니다. 아니 이게 뭐여? 다음부터
겁이 나서 면도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금액을 빼줍니다. 코로나로
마스크를 벗으면 안되겠기에 이발소에서
세면도 하지 않았더니 8천 원 받습니다.

이사 후에도 코로나가 끝난 것이 아니어서
이발만 하고 면도나 세면을 하지 않았는데
1만3천 원을 받았습니다. 이사 오니 물가가
다릅니다. 직장 근처 미용실은 처음에는
1만5천 원을 받더니, 모든 물가가 올랐다고
2만 원을 달라고 합니다. 불과 몇 달 사이
이발비가 이렇게 뛰었습니다.
그런데 미용실에선 이발 후 몸이 많이
가렵습니다. 도구를 소독하지 않았거나
옷 속으로 머리카락이 들어갔을 것입니다.
퇴근하여 집에 오면 샤워부터 합니다.

몇 번을 가도 똑같아서 어려워하던 중
이사온 집 근처에 미용실을 가자고 하여
집사람과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해보니
깨끗하게, 머리도 마음에 들게 깎습니다.
30대의 이쁜 미용실장이 머리를 손질해
줍니다. 머리 손질할 때 눈을 감고 있다가
가끔 떠보면 거울 앞에 중늙은이가 앉아
있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이발해줄 땐
몰랐는데, 거울 속 젊고 이쁜 미용실장의
모습과 제 모습이 비교되니 그렇습니다.
마치 검은색과 노란색으로 가장 눈에 잘
띄도록 한 도로 경고 표시판처럼 대비가
뚜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을 떴다가
그런 생각이 들어 얼른 눈을 감습니다.
이마엔 일자 주름, 볼에는 팔자 주름,
염색한 검은 머리카락 속에서 나타나는,
그 동안 자라난 허연 머리카락을 보고
있으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싶습니다. 나도 젊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런 회한이 들어도 좋습니다. 젊고 이쁜
실장이 정성껏 머리를 손질해주니, 젊은
기를 팍팍 받은 듯하고 머리를 단정하게
깎고 염색한 후 거울을 보면 한층 젊어진
기분이 듭니다. 마음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지만, 이발 후 상쾌하고 젊어진 기분이
드니 그저 제 마음도 들뜹니다. 기분 좋게.

머리를 깎고 출근하니 손님들도 한 마디씩
하십니다. 젊어 보인다고 하십니다. 이제는
이런 얘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니 나이를
먹기는 먹었는가 봅니다.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인 줄 알지만, 이렇게 좋은
말씀을 들으니 덩달아 미소지어집니다.
작은 가구가 하나 새로 들어와도 정리가
필요하듯이 이사 후 머리를 깎는 생활의
정리가 잘 된 마음입니다.

놀러 오세요. 미용실장의 젊은 기를 팍팍
받아 젊어진 기분을 나눠드리겠습니다.
깔끔해진 머리로 좋아진 기분도 같이
나눠드립니다. 맛있는 커피는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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