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출고 받은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로얄 GR을 창고에 두고서 오가며 보면
배가 부릅니다. 포장상태에서 192kg,
본체만 140kg 되는 대형 스피커입니다.
아무리 무거운 스피커라도 핸드 리프트를
이용하면 쉽게 옮길 수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로얄을 오가다
눈에 띄는 것이 있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프레스티지 시리즈는 최상위 시리즈이고
이 시리즈는 영국에서만 제작합니다. 간혹
중국에서 제작하는지 묻는데, 영국보다
더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원산지가 중요한
이런 상품은 중국산이라면 인기 없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요.
왜 중국제라고 소문이 났을까요?
2000년 초 다인오디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기리에 판매되니 다인오디오에
대한 험담이 아주 많아지더라고요. 그 중
하나가 다인오디오는 밥을 많이 먹는다는
소문이었습니다. 밥을 많이 먹는다는 뜻은
구동하기 힘들다는 의미이겠지요. 아마도
배 아픈 이웃이 그런 소문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탄노이도 같은 생각입니다. GR 시리즈에
와서는 음질이나 마무리가 정말 좋습니다.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좋다며
많이 판매하니까 아마도 그런 소문을 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Tannoy Designed, Engineered and Manufactured
In the United Kingdom
2월 어느 날 손님께서 웨스트민스터 로얄
광고 글을 정성스럽게 써놓았다고 하면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잘 쓰지는 못하지만,
좋게 말씀해 주셔서 아주 많이 고맙게
생각합니다.
고마운 분의 전화는 며칠 후 소리를 들으러
오시겠다는 이 세상 가장 반가운 전화입니다.
정작 오셨을 때는 제가 자리를 비워서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강진규부장이 정성을 다해
손님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찾아주신 손님이
고맙고 자리를 비워서 미안하여 얼른
메시지를 드렸습니다.
포칼, B&W 등을 사용하시다가 캔터베리로
바꾸셨는데, 처음엔 많이 어색했지만 점점
탄노이 매력에 이끌려 로얄까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는 통장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신 후 계약금을 보내셨습니다.
운반, 설치 날짜를 약속한 후 입구 사진과
주소를 보내셨습니다. 카카오맵으로 주소를
검색하여 주변을 살펴보니 140kg의 거구를
설치하는 것이 만만치 않게 보였습니다.
설치하는 날 먼저 도착하여 손님과 인사 후
주차장에서 개봉하여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입구의 두 개 계단과 엘리베이터에 이르는
다섯 개의 계단은 곧 지옥과 같았습니다.
그 무거운 스피커를 셋이서 아주 힘들고
어렵게 올리자 천국이 나타났습니다.
너무도 깨끗하게 정리된 사무실의 스피커
자리에 로열을 앉히자 원래부터 있었던
주인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전후좌우 간격을 맞추면서 위치를 잡고
케이블을 연결하고 스파이크 슈즈를 신긴
후 소리를 들었습니다. 피아노. 아주
맑고 여운도 적당하게 들립니다.
손님의 말씀은 캔터베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하십니다. 스케일도 크고
깊이도 다르며 묵직하다고 하십니다.
그래야겠지요. 돈이 얼마인데요.
이런 기기를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소리에
아주 민감합니다. 민감하니까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교체하는 것이지요. 손님도 새로운
스피커가 들어오니 여러 가지 음악을 듣고
어떻게 바뀌었을까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서,
한두 곡 더 들어보고는 곧 나왔습니다.
점방에 도착하니 손님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람은 태어나 엄마 젖을 빠는 본능으로
시작하여 자라면서 눈을 맞추고 뒤집고
기다가 서고 걸음마를 떼어놓은 후 걷고
뛰어다니며 성장합니다. 중요한 순서입니다.
집을 짓는 것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잘 설계된 바탕 위에 든든한 주춧돌이
튼튼한 집을 만드는 순서이자 순리입니다.
손님과 첫 인연을 아주 좋게 출발했습니다.
차차 더욱 좋은 관계로 발전하여 든든한
주춧돌 위의 튼튼한 집과 같은 인연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며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손님은 건축설계를 하시는 분입니다.